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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언론보도>

수년 전에 이민 목회를 할 때 있었던 일이다. 당시 교단에서 가장 영향력 있던 목회자 중 한 사람이 여성도들과 불륜 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 한인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잘 알던 분이었기에 내가 받은 충격은 훨씬 더 컸다.

단순히 제7계명을 범했다는 사실을 넘어 상당한 영적인 혼란이 왔다. 그가 상당 기간 불륜 관계를 맺어 왔는데, 그가 매 주일 전했던 은혜로운 말씀(?)은 어떻게 된 것인가? 그가 전한 말씀은 하나님의 은혜였는가, 아니면 화려한 언어 쇼였는가? 그의 사역은 하나님의 역사였는가, 마귀의 장난이었는가? 어떻게 그렇게도 순수해 보이던 분이 그런 일을 행했는가? 등등 복잡한 생각들이 한동안 떠나지 않았다.

그 외에도 가까이에서 잘 알던 유능한 사역자들이 이런 범죄로 인하여 교회를 사임하거나 사역을 그만둔 경우들을 볼 때마다 인간 자체에 대한 회의와 의문이 든다. 그들이 가진 신앙 자체에 대해서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과연 그들은 하나님의 사역자였는가, 아니면 예수님께서 그렇게도 경고했던 거짓 선지자들에 속한 사람들인가? 이에 대한 판단은 오직 하나님의 손에 달린 줄 믿는다. 하지만 성경은 거짓 선지자들이 존재할 수 있음을 분명하게 경고하고 있다(마 7:15-23; 벧후 2:1-2).

잘나가는 목회자들이 왜 넘어질까?

왜 영향력 있는 목회자가 성경이 그렇게도 금하고 있는 제7계명을 어길까? 왜 유례없는 사역 업적을 남긴 목회자가 자신이 사역하고 있던 교회 청년의 나체를 보고 싶었을까?

비신자들의 경우는 어떤가? 왜 유능한 부장판사가 성매매를 할까? 왜 S대 유명한 K 교수는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을까? 왜 아버지가 자신의 초등생 딸을 성폭행할까? 왜 공직자들의 성 접대가 끊이지 않을까? 인간 행동의 동기가 수천수만 가지이듯이 성적인 범죄의 동기도 그렇게 다양하고 많으리라고 생각이 된다. 신자든 비신자든, 중직자든 초신자든 성범죄 가능성의 덫은 항상 모든 인간들 위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이다.

가나안 7족속들을 비롯하여 타락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르기까지 성적인 유혹은 인류에게 큰 재앙이었다. 바알과 아세라라는 하늘의 남녀 신들을 자극하기 위해서 땅에서 인간들이 음란 행위를 한 것이 수많은 인간을 죄로 끌어들인 강력한 유인 장치였다. 여기에 이스라엘 백성들도 함께 걸려 넘어가게 되었고, 이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벨론 유수라는 쓰디쓴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나님은 미리 이들 우상숭배의 영향력을 아셨기 때문에 가나안 7족속을 철저히 진멸하도록 명령하셨다. 나방이 불속으로 끌려들어가 불에 타 죽듯이 성적인 유혹이라는 미끼에 걸려 수많은 인간이 비극을 맞이하였다. 그중에는 삼손도 있고, 다윗도 있고, 그의 아들 암논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왜 다윗과 같은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도 성적인 죄에는 그리도 약하였을까? 왜 J 목사와 같이 탁월한 사역 업적을 남긴 사람이 그렇게도 성추행에 넘어가게 되었을까? 왜 L 목사와 같은 수많은 학생에게 영향력을 발휘한 사역자가 미성년자를 유인하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도구로 만들었을까? 그것도 '하나님의 이름'을 악용하면서까지 연약한 영혼을 짓밟게 되었을까?

이들이 하나님과 하나님나라에 대한 비전과 열정이 없어서 그렇게 했겠는가? 다윗과 같은 열정적인 종교심을 가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들에게 영적인 능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했겠는가? J 목사는 그 자신이 고백하듯이 한때는 대단한 능력이 나타났던 사역자였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치명적인 함정에 걸리게 되었을까? 왜 L 목사는 그렇게도 학생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했는데, 동시에 그렇게 몹쓸 짓을 오랫동안 미성년자에게 행했을까?

근본적인 원인은 단 한 가지라고 본다. 구원받은 사람이건 구원받지 않은 사람이건 간에 '인간은 여전히 아담과 하와의 타락한 죄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때의 영적인 거장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위대한 업적을 남기게 되면서 자신이 여전히 타락한 인간임을 잊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니면 너무나 영적으로 충천한 나머지 여자들의 '안마'쯤은 우습게 여기는 영적인 자만심 때문은 아닐까? 이런 영적인 영향력 때문에 그의 위험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권고는 아예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후문을 들었다.

수류탄 안전핀을 뽑아 들고 있는 인간의 실존

어느 날 TV에서 본 것이다. 악어를 잘 다루는 유명한 술사가 있었다. 그는 악어가 입을 벌리고 있는 동안 자신의 머리를 악어 입 속에 넣었다 빼냈다 했다. 어느 날 악어가 입을 벌리고 있는 동안 술사는 자신의 머리를 넣었다. 순간 악어는 술사의 머리를 꽉 물어 버렸다. 지켜보던 관중들이 비명을 질렀다. 여러 사람들이 달려와서 악어의 입을 열어젖히고 간신히 그를 살렸다.

악어는 기이한 동물이어서 자신의 벌린 입에 모래 한 조각만 떨어져도 탁 소리가 나도록 입을 다문다. 그날도 악어 술사가 자신의 머리를 악어 입에 집어넣는데, 미처 닦지 않은 땀 한 방울이 악어 입에 떨어진 것이다. 그 순간 악어는 입을 콱 닫아 버렸다. 나중에 그의 얼굴에는 흉측한 악어 이빨 자국이 남았다.

벌린 악어 입에 머리를 넣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성범죄에 놀아난 사람들이 처음부터 성범죄라는 함정에 빠져들었겠는가? 처음에는 가벼운 안마를 부탁하면서 등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했을지 모른다(J, L 목사의 경우에 모두 안마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이런 장난이 결국 벌어진 악어 입과 같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을 것이다. 대단한 영적인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능히 자신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대단한 영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이건, 하나님을 전혀 모르는 비신자이건 간에 인간이 언제라도 넘어질 수 있는 타락한 존재란 사실을 한순간에 망각한 것이다.

필자는 타락한 본성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인간을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쥐고 있는 존재'로 종종 묘사한다.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이 얼마나 위험한가? 한순간이라도 방심하게 되면 곧 폭발하여 자신과 주위에 있는 사람 모두를 죽일 수 있다. 대단한 영적인 능력에 대한 자만심 때문에 자신의 몸이라는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을 잊고 방치하다가 한순간에 폭발한 것이 아니겠는가?

성범죄의 엄청난 결과들

다윗은 밧세바와 간음죄를 짓고 그의 남편 우리아를 전장 일선에 내보내어 죽게 한 후에 그가 상상하지 못한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하나님은 다윗의 죄는 용서하셨지만 그의 집안에 칼이 떠나지 아니하리라고 심판을 선언하셨다. 먼저 불륜으로 인해 낳은 아기가 죽었다. 그 이후 다윗의 네 아들이 죽었다. 반역한 아들 압살롬의 사망 소식을 들은 다윗의 비통한 울음은 바로 자신이 죽어야 할 자리에 아들이 대신 죽었다는 죄책감에서 나온 절규가 아닐까? 다윗이 자신의 간음죄로 이런 결과가 따를 것을 알았더라면 감히 그런 죄를 지었겠는가?

이번에 발생한 L 목사 사건도 한국 교계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여러 언론에서 심층 보도를 하고 있고, 기독교 성직자 이미지와 기독교 이미지가 함께 추락하고 있다. 본인이 사역을 그만두는 정도가 아니다. 교단에서도 그의 죄에 상당한 처벌을 하리라고 본다. 형사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앞으로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가정적으로도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겠는가? 이런 결과를 그가 알았더라면 이런 죄를 지었겠는가?

죄지을 틈을 주지 말라

벌린 악어 입에 얼굴을 들이밀지 말라. 사탄이 유혹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이번에 피해 여성이 당부하는 말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특히 남자 사역자들이 여성도를 대할 때에는 사모님이나 다른 사역자들과 함께 만나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다.

왜 예수님이 사도들에게 두 사람씩 복음을 전하도록 부탁하였겠는가? 왜 바울이 소그룹으로 사역을 행했겠는가? 바울과 바나바, 바울과 실라가 함께 사역한 이유가 있다. 바로 이런 문제들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바울이 어떻게 빌립보 성에서 여자인 루디아에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었겠는가?

만약 목회자가 여성도를 일대일로 상담을 해야 한다면 문을 열어 놓고 하면 좋을 것이다. 요즈음 CCTV가 발달해 있으니 사역자의 방이나 상담실에 CCTV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CCTV는 성범죄를 막아 줄 뿐만 아니라 목회자 자신을 향한 부당한 소송이나 비난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죄는 마음으로부터

성범죄를 범한 목회자들이 처음부터 죄에 빠진 것이 아닐 것이다. 오랜 과정이 있을 것이다. 그 첫 번째 과정이 가장 큰 문제의 출발점이다. 그곳이 바로 우리의 '타락한 마음'이다. 믿는 자는 성령님이 내주하심으로 말미암아 성화되어 갈 뿐이지 여전히 타락한 마음을 갖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예수님은 미리 경고하셨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마 15:19). 이건 비신자들 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타락한 심성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마음에 죄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회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끌리는 여성도들이 있을 수 있다. 그다음이 중요하다. 끌림이 생각의 단계로 넘어가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끌린다고 해서 마음으로 품게 되면 그때부터 마음에 죄가 생기게 된다. 마음의 죄는 곧 죄악이란 행위의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인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셨기 때문에 마음으로부터 간음죄를 차단하도록 가르치셨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마 5:28)

성범죄에 빠진 사역자들이 먼저 그들의 마음으로부터 그 대상을 생각하면서 그 생각이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목회자가 더욱 조심해야 할 부분은 사람들이 볼 수 없는 우리의 마음이다. 인간의 관점에서 볼 때 간음죄를 짓지 않았을 수 있지만,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실 때 마음으로 계속 간음죄를 짓고 있다면 얼마나 비극인가? 마음에 쌓인 것이 결국 행동으로 흘러나오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목회자는 항상 자신의 마음에 잡생각이 들어오지 않도록 경건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생각의 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은 주로 보고 듣는 데서 온다. 마음에 잡생각이 들어오지 않도록 듣고 보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1980년대 미국에서 영향력 있던 텔레비전 전도자 지미 스웨거 목사는, 두 차례에 걸쳐서 성매매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역에서 완전히 퇴출당하게 되었다. 나중에 그는 죄에 빠진 내력을 실토했다. 자신이 청소년 시절에 본 포르노 때문에 결국에 죄에 빠졌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오늘날 컴퓨터는 음란물이 쏟아지는 도구이다. 정말 모든 성도는 보는 눈을 조심해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죄에 물들지 않을 것이고 죄에 빠지지 않게 될 것이다.

거짓 선지자도 있을 수 있다

성범죄자들 중에는 거짓 선지자/교사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죄의식도 없이 상습적인 성범죄를 짓는 자들과 회개치 않는 범죄자들은 거짓 선지자/교사일 수도 있다. 사건이 발생하면 교단적 차원에서 엄정하게 평가해서 이런 자들을 출교하는 것이 최상의 방책일 것이다.

목회자 후보생 투표해서 뽑으라

오늘날 날이 갈수록 개신교 목회자들의 자질 문제가 자주 거론된다. 그 근본 원인이 목회자 후보생을 선발하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요즈음 대부분 교단 신대원들은 목회자 후보생을 뽑을 때, 시험 외에 소속 교단 목회자 추천서만 제출하면 될 것이다. 단지 목회자 추천만으로는 목회자 후보생을 뽑는 데 상당한 한계가 있다.

대부분 교단의 교회에서 장로나 안수집사를 뽑을 경우에는 공동의회에서 2/3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한다. 이는 인선의 대단히 중요한 절차라고 본다. 그런데 신대원에 진학하는 목회자 후보생들에게는 이런 과정을 요구하는 교단이 내가 알기로는 없다. 장로나 안수집사 직도 중요하지만 양무리를 목양할 목회자를 선발하는 데 성도의 공인된 평가 없이 단지 목회자의 추천만으로 뽑는 인선 과정에는 상당히 문제가 있다. 신대원 진학을 앞둔 학생은 단지 목사 한 사람에게 잘 보여서 추천서를 받을 수도 있다.

개신교 목회자의 자질을 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목회자 후보생들의 신앙과 삶을 잘 아는 성도들 전체의 공동의회를 통해서 뽑는 방법일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아무렇게나 신학교에 오겠다는 사람들을 걸러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교인으로서 신앙과 삶에 모범이 되지 않으면 선발이 되지 않을 것이다. 신학생들이 점점 줄어드는 마당에 힘들지 모르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개신교 목회자의 자질은 더욱 떨어질지 모르겠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교단적 차원에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리라고 본다.

김진규 / 백석대학교 구약학 교수

(이 글은 뉴스앤조이의 허락을 받고 올립니다.)

출처: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0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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