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6 16:55
우리 한국 사람이 영어를 배우기 매우 힘들어하는 분야는 영어의 문화와 관습에서 나온 말들이다. 특히 방향성 전치사나 부사들 때문에 영어를 배울 때 곤욕을 치르곤 한다. 영어는 방향성 전치사나 부사를 사용한 표현들이 매우 풍부하다. 이를 그림언어로 우리에게 가져오면 혼란이 생길 뿐이다. 예를 들어, 위(up)와 아래(down)이라는 말을 보자.21)
행복은 ‘위’, 불행은 ‘아래’에 기초한 이미지
I’m feeling up. (나는 기분이 좋다.)
I’m feeling down. (나는 기분이 좋지 않다.)
의식은 ‘위’, 무의식은 ‘아래’에 기초한 이미지
Get up. (일어나라.)
Wake up. (깨어나라.)
I’m up already. (나는 이미 일어났어.)
건강과 생명은 ‘위’, 질병과 죽음은 ‘아래’에 기초한 이미지
As to his health, he’s way up there. (그는 건강 면에서 상당히 앞서있다.)
He dropped dead. (그는 죽었다.)
예측할 수 있는 미래의 일은 ‘위’라는 이미지
All upcoming events are listed in the paper. (모든 다가오는 행사들이 이 종이에 열거되어 있다.)
What’s coming up this week? (이번 주간에 무슨 일이 있는가?)
미덕은 ‘위’, 부패함은 ‘아래’라는 이미지
She is upright. (그는 올곧다.)
She is an upstanding citizen. (그녀는 훌륭한 시민이다.)
위에서 사용한 ‘up’이나 ‘down’이라는 말을 문자적으로 번역하게 되면 말이 되지 않는다. 이런 표현들은 영어의 관습에서 유래한 것이기 때문에 그냥 외우는 수밖에 없다. 이런 이미지를 우리에게 그대로 가지고 오면 의미가 통하지 않는다.
유학생 시절에 수업을 들으면서 힘들었던 순간은 교수가 농담할 때였다. 친숙한 농담은 함께 웃을 수 있지만 미국 문화와 관습에서 나온 농담은 배경을 모르면 함께 웃을 수가 없다. 과거에 어느 미국 정치가가 한 말을 갖고 농담을 하게 되면, 그가 어떤 맥락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알지 못하면 함께 웃을 수가 없다. 미국 학생들은 깔깔대고 웃는데,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곤 했다. 미국 학생들에게는 친숙한 이미지들이지만 나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이미지들이기 때문이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로날드 레이건 만큼 유머에 탁월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레이건 대통령이 암살범에 의해서 총을 맞은 후 병원에서 깨어나면서 부인 낸시 여사에게 한 말이다. 얼마나 위트가 있는가!
“Honey, I forgot to duck.” (여보, 내가 홱 숙이는 걸 잊었군요.)
“Recession is when your neighbor loses his job. Depression is when you lose yours. And recovery is when Jimmy Carter loses his.” (경기 후퇴는 당신의 이웃이 직업을 잃을 때이고, 불경기는 당신이 직업을 잃을 때이고, 그리고 경기회복이란 지미 카터가 직업을 잃을 때이다.)
왜 미국 경기회복과 지미 카터가 직업을 잃는 것과 관계가 있을까? 왜 레이건이 지미 카터를 두고 농담을 하는지, 그들의 배경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유머이다. 카터 대통령(1977-1981)은 민주당 출신으로서 공화당 출신인 레이건과 선거전에서 패하여 연임을 하지 못한 대통령이다. 레이건 대통령은 초선에 승리한 후 미국 경기를 잘 부양해서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1981-1989)이다. 이 유머 속에는 카터가 낙선하고 레이건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 미국의 경기가 좋아졌다는 사실을 꼬집는 유머이다.
<주>
21) 아래에 나오는 예들은 래이콥과 잔슨의 책에서 인용한 것이다. Lakoff and Johnson, Metaphors,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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