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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의 그림 언어

2015.08.1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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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80편에 또 한 번 포도나무 비유가 나온다.4) 시편 기자는 이미 이사야 55-6절의 예언이 성취된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8) 주께서 한 포도나무를 애굽에서 가져다가

민족들을 쫓아내시고 그것을 심으셨나이다

9) 주께서 그 앞서 가꾸셨으므로

그 뿌리가 깊이 박혀서 땅에 가득하며

10) 그 그늘이 산들을 가리고

그 가지는 하나님의 백향목 같으며

11) 그 가지가 바다까지 뻗고 넝쿨이 강까지 미쳤거늘

12) 주께서 어찌하여 그 담을 허시사

길을 지나가는 모든 이들이 그것을 따게 하셨나이까

13) 숲 속의 멧돼지들이 상해하며

들짐승들이 먹나이다

14) 만군의 하나님이여 구하옵나니

돌아오소서 하늘에서 굽어보시고

이 포도나무를 돌보소서

15) 주의 오른손으로 심으신 줄기요

주를 위하여 힘있게 하신 가지니이다

16) 그것이 불타고 베임을 당하며

주의 면책으로 말미암아 멸망하오니

17) 주의 오른쪽에 있는 자

곧 주를 위하여 힘있게 하신 인자에게

주의 손을 얹으소서

 

여기서도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를 포도나무라는 그림언어를 사용하여 시각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주께서 한 포도나무를 애굽에서 가져다가 민족들을 쫓아내시고 그것을 심으셨나이다”(8)는 말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 땅에서 이끌어내셔서 가나안 족속을 쫓아내시고, 그 땅에 정착시킨 것을 의미하는 그림언어이다. 이스라엘 민족의 번성을 역시 포도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는 그림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그 뿌리가 깊이 박혀서 땅에 가득하고 그늘이 산을 가리고 그 가지는 위풍당당한 백향목과 같고, 그 가지가 바다까지 뻗었고, 넝쿨이 강까지 미쳤다는 그림언어들은 다윗과 솔로몬 황금시대에 가나안 땅 전역에 번성하게 퍼진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의 멸망도 생생한 그림언어를 사용하여 묘사하고 있다. 주께서 담을 허셔서 길에 지나가는 자들이 짓밟고, 숲 속의 멧돼지들이 상해하고, 들짐승들이 먹는다고 묘사하고 있다. 여기에 담을 허는 이미지, 길을 지나가는 행인 이미지, 멧돼지 이미지, 들짐승 이미지들을 사용하여 이스라엘 민족이라는 포도원을 황폐화시키는 영상을 그리고 있다. 포도원 담장을 헐어버리면 어떤 짐승들이라도 자유롭게 들어와서 포도원을 짓밟을 수가 있다. 주께서 담을 허셨다는 그림언어를 사용하여 이스라엘 민족의 멸망을 묘사하고 있다. 지나가는 행인, 멧돼지, 들짐승은 앗수르와 바벨론과 같은 이방열강들을 지칭하는 그림언어들이다.5) 포도원이 불타고 베임을 당한 모습을 그린 그림언어는 분명히 이스라엘 백성들이 전쟁의 패배로 말미암아 폐허가 된 상태를 암시한다.


시편 80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시인은 포도원이라는 그림언어를 사용하여 하나님께서 돌보시도록 기도로 호소한다. 하나님께서 심으신 줄기, 하나님께서 힘 있게 하신 가지라는 그림언어들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란 포도나무를 친히 애굽 땅에서 구해내서 가나안 땅에 심으시고 강하게 하신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에 기초하여 간구하고 있다. 17절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구원을 위하여 메시아사상에 호소하고 있다. “주의 오른쪽에 있는 자라는 호칭 자체도 메시아에 대한 그림언어이다. 시편 1101절을 보면 주의 오른쪽에 있는 자가 바로 메시아이심을 알 수 있다. “인자라는 표현은 구약성경에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지만 본문에서는 다니엘 713-14절에서처럼 메시아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주의 오른쪽에 있는 자라는 말과 주를 위하여 힘 있게 하신 인자가 대구법을 이루는 관점에서 메시아라는 뜻이 더욱 분명해진다. 시편 80편은 이스라엘 민족의 참담한 현실을 보고 장차 메시아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해 주시도록 간구하고 있다. 시편 80편은 인자라는 한 인물에게 소망을 걸면서 마감하고 있다. 과연 인자가 오시게 되면 포도나무의 본질을 회복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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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편 80편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의 의견이 다르다. 북왕국이 멸망한 시점으로부터 포로귀환 이후 시기까지 다양한 견해를 보인다. 테이트는 요시야와 예레미야 시대로 보지만 다른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Marvin E. Tate, Psalms 51-100 (WBC 20; Dallas: Word Books, 1990), 309-313.

5) 시편 제3(시편 73-89)의 전략적 배치의 관점에서 보면, 이의 편집사적 배경을 포로기 중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특히 제3권의 마지막 시편인 89편의 전략적 배치의 관점에서 본다면, 다윗 왕조의 멸망을 염두에 둔 배열이라고 생각한다. 김진규, "제왕시의 전략적 위치에서 본 시편 89: 다윗 언약은 실패한 언약인가?" 구약논단152(2009): 83-110.

 

(c) 2015 Jinkyu Kim, Institute for Biblical Interpretation & Preaching, 성경해석과 설교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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