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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자들의 그림언어

2015.08.1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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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 선지자들이 강렬한 그림언어를 사용한 예는 수도 없이 많다. 그림언어가 가장 두드러진 히브리 수사기법 중에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요한복음 15장에서 포도나무 비유를 사용하기 오래 전에 이미 이사야 선지자가 먼저 포도원과 포도나무 비유를 갖고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했다.

 

1) 나는 내가 사랑하는 자를 위하여 노래하되

내가 사랑하는 자의 포도원을 노래하리라

내가 사랑하는 자에게 포도원이 있음이여

심히 기름진 산에로다

2) 땅을 파서 돌을 제하고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었도다

그 중에 망대를 세웠고

또 그 안에 술틀을 팠도다

좋은 포도 맺기를 바랐더니

들포도를 맺었도다

3) 예루살렘 주민과 유다 사람들아 구하노니

이제 나와 내 포도원 사이에서 사리를 판단하라

4) 내가 내 포도원을 위하여 행한 것 외에 무엇을 더할 것이 있으랴

내가 좋은 포도 맺기를 기다렸거늘

들포도를 맺음은 어찌 됨인고

5) 이제 내가 내 포도원에 어떻게 행할지를 너희에게 이르리라

내가 그 울타리를 걷어 먹힘을 당하게 하며

그 담을 헐어 짓밟히게 할 것이요

6) 내가 그것을 황폐하게 하리니

다시는 가지를 자름이나 북을 돋우지 못하여

찔레와 가시가 날 것이며

내가 또 구름에게 명하여

그 위에 비를 내리지 못하게 하리라 하셨으니

7) 무릇 만군의 여호와의 포도원은 이스라엘 족속이요

그가 기뻐하시는 나무는 유다 사람이라

그들에게 정의를 바라셨더니 도리어 포학이요

그들에게 공의를 바라셨더니 도리어 부르짖음이었도다(5:1-7).

 

이사야 5장 전체는 시문체로 되어 있다. 대부분 영어성경들은 시문체임을 드러내기 위해서 시편처럼 시행에 따라 번역하고 있고 좌우편에 여백을 두어 시문체임을 밝히고 있다. 사실 선지서의 대부분이 시문체로 되어 있다. 그 이유는 시문체에는 이미지와 대구법과 생략법이 풍부하기 때문에 산문체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전인에 호소하는 수사적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사야 5장을 노래하는 시인은 다름 아닌 이사야 선지자 자신이고, 선지자의 사랑하는 자는 여호와 하나님을 가리킨다.1) 지금 선지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자의 포도원에 대해서 노래하고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포도원은 문자적인 포도원인가? 1-2절을 읽어보면 문자적인 포도원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린다. 포도원은 심히 기름진 산에 있고, 땅을 파고 돌을 제거하고 최고 품질의 포도나무를 심었고, 망대를 세웠고, 포도주를 만드는 술틀도 팠다. 이렇게 잘 가꾼 후에 선지자의 사랑하는 자는 당연히 좋은 포도 맺기를 기대했는데, 결과는 쓰서 먹지도 못하는 들포도를 맺어놓았다.2) 농부의 심정이 어떠하겠는가? 7절을 보면 여기에 나오는 포도원은 문자적인 포도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포도원은 이스라엘 족속이고, 포도나무는 유다 사람이고, 좋은 열매는 정의와 공의이고, 들포도는 포학과 부르짖음임을 알 수 있다.3)


선지자는 당시의 농사에 익숙한 이스라엘 민족의 문화적인 배경 속에서 친숙히 알 수 있는 포도원이라는 그림언어(이미지)를 사용하여 하나님의 애타는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 포도농사를 짓는 사람이 기대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이다. 좋은 열매를 수확하는 것이다. 포도나무는 열매 외에는 아무짝에 쓸모없는 나무이다. 건축을 위한 목재로 사용할 수도 없는 나무이다. 포도원 주인은 오직 좋은 열매를 기대하고 최상의 포도나무를 좋은 땅에 심었는데, 만약 쓰서 먹지도 못하는 들포도를 수확했다면 농부의 심정이 어떻겠는가? 이런 포도원은 당장 울타리를 걷어버리고 들짐승이 짓밟게 하지 않겠는가? 바로 이 하나님의 심정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 선지자는 강렬한 포도원 이미지와 포도나무 이미지와 들포도 이미지를 사용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에 대한 하나님의 실망감을 전달하고 있다. “내가 좋은 포도 맺기를 기다렸거늘 들포도를 맺음은 어찌 됨인고”(4)라는 하나님의 탄식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스라엘 민족을 선민으로 선택하시고 구원하신 목적은 바로 다름 아닌 좋은 열매들이다. 우리는 지금 어떤 열매를 맺고 있는가? 정의와 공의의 열매를 맺고 있는가, 아니면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포학과 부르짖음이란 열매를 맺고 있는가? 열매는 이스라엘의 운명을 좌우하게 되었다. 이들의 악한 열매로 말미암아 이스라엘 민족의 패망을 예언하고 있다. 역시 이스라엘의 패망도 생생한 그림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내가 그 울타리를 걷어 먹힘을 당하게 하며 그 담을 헐어 짓밟히게 할 것이요”(5). 포도원을 황폐하게 하고 그곳에 질레와 가시가 나게 되고, 포도원의 생존을 좌우하는 비를 내리지 않게 할 것이라고(6).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악상을 폭로하기 위해서 포도원과 포도나무라는 그림언어를 사용함으로써 포도농사의 문화에 친숙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메시지가 얼마나 생생하게 와 닿았겠는가? 좋은 포도 맺기를 기대하고 농사를 지었던 그들이 들포도와 같이 쓸모없는 열매를 거두었을 때, 그 실망이 얼마나 컸겠는가? 단순히 이스라엘 백성들의 포악과 부르짖음이라는 죄악을 지적하는 것보다 쓰서 먹을 수 없는 들포도의 이미지로 전할 때 그들의 마음속에 자신들에 대한 실망감이 얼마나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겠는가? 그들의 마음속에 생생하게 새겨진 바로 그 실망감을 갖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느끼는 그 실망감을 그림언어로 느껴보도록 선지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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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 J. Young, The Book of Isaiah: Chapters 1 to 18 (Grand Rapids: Eerdmans, 1970), 192-94.

2) Young, The Book of Isaiah: Chapters 1 to 18, 197.

3) (Young)은 여기서 포도원과 포도나무를 동일한 것으로 여긴다(Young, The Book of Isaiah: Chapters 1 to 18, 203). 그렇다면 이스라엘 족속과 유다 사람과의 관계는 제유법적인 관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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